2023년 2월 기준 부산의 사업체 분포를 보면 극단적인 편중이 눈에 띕니다. 음식업이 5만 개를 넘는데 보건의료는 2천 개 남짓입니다. 이것이 단순한 수요 차이일까요? 부산의 소상공인들이 왜 음식업만 몰려 있는지 그 구조를 살펴봅시다.

부산의 사업체는 극소수 업종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2023년 2월 기준 부산의 업종별 사업체 분포를 보면 놀랍도록 불균형합니다. 음식업이 5만 3천 716개인 반면 보건의료는 2천 341개로, 무려 2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상위 3개 업종, 즉 음식업·소매업·수리·개인서비스업이 전체 사업체의 58.6%를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부산 인구가 310만 명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정말 음식점 5만 개 이상이 필요한 걸까요? 이 정도의 불균형은 단순히 시민들의 수요 차이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뭔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업종에는 사업체가 몰려 있고, 다른 업종은 터무니없이 적을까요? 그 답은 각 업종이 요구하는 ‘진입장벽’의 차이에 있습니다.
음식업과 의료업의 진입장벽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창업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음식점을 생각해봤을 겁니다. 자금이 5천만 원대면 충분하고, 특별한 자격이나 면허가 필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리 경험이 조금 있으면 충분합니다. 반면 과학·기술 업종이나 의료 사업은 어떨까요? 연구·개발 인프라, 고급 기술인력, 고가 장비 투자가 필수입니다. 의료 사업 역시 의사나 간호사 같은 전문가 자격이 필수이고, 병원 설립에는 수십억 원대의 자본이 들어갑니다.
결국 부산의 소상공인은 ‘선택할 자유’가 있는 게 아니라 ‘실행 가능한 것만’ 하고 있는 겁니다. 음식업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그것이 가장 쉽고 저렴하기 때문이지, 그것이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이어서는 아닙니다. 실제로 창업 자금과 자격 조건이 낮으면 낮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그 업종에 뛰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에 의료·기술 인프라가 부족한 이유는 지역의 교육과 기반시설 격차입니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왜 부산에서는 의료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적고, 기술산업 클러스터가 미흡할까요? 대학의 의학·간호학과, 대학원 연구소 같은 전문 양성 기관이 서울·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그런 기관이 많지 않으면 새로운 의료·기술 인력이 공급되지 않고, 인력이 없으면 창업자도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수요가 있어도 공급 역량이 없으면 창업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부산의 누군가가 의료법인을 세우거나 기술연구소를 만들려면, 이미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지역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부산은 그런 인적·물적 자원이 충분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저진입장벽 업종인 음식·소매로만 창업이 몰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과포화된 음식점은 개별 가게의 수익성을 떨어뜨립니다
이제 이 구조의 문제점을 봅시다. 음식점 5만 개 이상이 같은 지역에서 경쟁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개별 점포의 생존율과 이익률이 떨어집니다. 파이는 한정되어 있는데 나누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금이 부족한 소상공인일수록 음식업의 포화 상태 속에서 어렵게 버티거나, 빠르게 실패할 위험에 놓입니다.
이것이 악순환입니다. 저진입장벽 업종이 계속 포화되니까 거기서 수익을 내기 어렵고, 그러면 또 다른 창업자들이 음식업으로 몰리게 됩니다. 이 악순환을 벗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개별 창업자의 선택 범위 자체를 넓혀야 합니다. 의료·과학기술 같은 고부가가치 업종도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창업자와 정책담당자는 이제 선택지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창업을 준비 중인 소상공인이라면, 먼저 자신에게 정말 음식업만 가능한지 물어봅시다. 현재 진입장벽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지역의 지원 수준에 달려 있습니다. 부산시가 의료·기술 전환 업종에 창업 지원금, 기술 교육, 시설 임대료 지원 같은 구체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한다면,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지역 정책담당자에게는 더 시급한 과제가 있습니다. 현재의 창업 지원금이 음식업 중심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점검하고, 의료·과학기술 같은 고부가가치 업종으로의 재편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것이 실현되면 신규 창업자들의 선택지가 진정으로 넓어질 것입니다. 부산의 구조적 불균형은 결국 개인의 선택이 아닌 제도의 재설계로만 바뀔 수 있습니다.
| 시점 | 개 |
|---|---|
| 교육 | 7,997 |
| 시설관리·임대 | 6,233 |
| 예술·스포츠 | 6,121 |
| 부동산 | 6,055 |
| 숙박 | 3,233 |
| 보건의료 | 2,341 |
자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
※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